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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디그, The Dig, 이디스 프리티, 배질 브라운, 캐리 멀리건, 랄프 파인즈

FlightSim 2021. 10. 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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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의 예감과 느낌으로 시작된 영국 고고학계의 실화 사건을 영화로 만든 The Dig.

영화는 1939년 영국 서포크 서튼 후 지방에서 앵글로색슨 유적을 발굴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쓴 존 프레스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남편을 보내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이디스 프리티’라는 부인이 자신의 땅에 중요한 유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발굴가 ‘배질 브라운’을 고용해 일어나는 일이다. 문자 그대로 땅을 파서(dig) 유적을 발굴한, 솔직 담백한 제목을 달고 있는 영화이다.

잔잔하고 가슴에 여운을 남기고, 뭔가 생각해주게 만드는 가슴 따뜻한 영화이다. 진정한 열정이 무엇인지, 진정한 배려가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던 영화이다. 조용하고 느린 템포의 영화지만 머리와 가슴에 와서 박히는 내용은 강렬하다.

 

https://ko.wikipedia.org/wiki/%EC%84%9C%ED%8A%BC%ED%9B%84

 

서튼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박차모양을 이루는) 서튼후 전경. 영국 서퍽(Suffolk)의 서튼후(Sutton Hoo)는 이스트앵글리아 우드브리지 읍 근교에 위치한 지역으로 6세기 및 7세기 초의 고대 앵글로색슨의 봉분묘로 밝혀진 매장

ko.wikipedia.org

 

세계를 놀라게 한 이 역사적 사건은 한 여성의 예감에서 출발한다. 이디스 프리티 (캐리 멀리건 )와 그녀의 남편은 영국 서턴 후 (Shtton Hoo) 지역의 집과 땅을 가지고 있다. 그 땅에는 몇 개의 커다란 둔턱들이 있는데 그 밑에 보물이나 무덤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녀는 남편이 죽은 후 그 둔턱 들을 발굴하기로 결심한다.

 2차 세계대전을 코앞에 둔 1939년이 배경으로 어릴 적부터 고고학에 관심이 많았던 이디스(캐리 멀리건)는 여러 둔덕들이 있어 뭔가 있으리라 짐작되는 땅을 남편과 함께 사들였다. 그러나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임박한 전쟁으로 모든 발굴 작업이 분주한 탓에 제대로 고고학을 교육받지 않아 이단아라 불리는 아마추어 발굴가 배질 브라운(랄프 파인즈)을 소개받는다.

이디스 부인과 브라운의 발굴 작업은 그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않는다. 한때 헨리 8세도 이 둔덕들을 파헤치려 했으나 뭔가 나온 적이 없었고, 서포크 지역의 입스위치 박물관 또한 이들의 발굴에 코웃음 칠 뿐이다. 그러나 줄곧 이곳에 뭔가 있으리라 생각한 이디스와, 바이킹을 넘어 앵글로 색슨의 유적이 있지 않을까 짐작했던 브라운의 생각이 맞았다. 강에서 한참 떨어진 이 둔덕에서 위대한 위인의 무덤일 거라 짐작되는 배의 형태가 나타난 것.

브라운과 프리티는 당시 명망있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브라운은 지역 박물관과 계약하여 일하는 발굴자이고, 그녀는 부유한 땅 주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위치에서 위축되지 않고 스스로 지적인 열망을 추구하며 끊이없이 독학하는 사람드리었다. 둘은 서로 상호 존중하며 영화를 이끌어 간다.

영화는 기록이나 유물이 거의 없어 ‘암흑시대’라 불리던 6세기 앵글로 색슨의 유물을 발굴하는 역사적 순간을 보여주지만, 결코 흥분하거나 드라마틱하게 그려내지 않는다. 전쟁에 맞서 유물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라든가 유물의 소유권을 두고 각자 치열하게 암투를 벌인다거나 혹은 병에 걸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디스와 브라운이 사랑에 빠진다거나 하는 그런 내용은 ‘더 디그’에 없다. 오히려 그렇게 조명할 만한 부분도 한사코 보여주지 않는 인상이 강하다.

대신 땅을 파고 과거를 찾는 사람들의 면면을 그곳의 풍경처럼 지극히 담담히 담아내며 과거와 현재, 미래, 그리고 삶과 죽음을 조용히 반추할 수 있게 만든다. 죽음을 앞둔 이디스가 죽은 자들의 묘를 파헤치는 일의 수장이 된 것이며, 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는 전쟁을 앞두고도 묵묵히 땅을 파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물론 주인공인 이디스 프리티와 배질 브라운의 서로간의 같은 목적을 향하는 배려와 친밀감과 열정도 무척 좋았지만...나는 이 외에도 주연은 아니지만 조연으로써 이 영화를 뒤에서 지원해주고 있는 듯한 배실 브라운을 뒤에서 묵묵히 이해해주고 생활고에 시달려도 남편의 의지를 믿고 따라주며 알면서도 모른척 해주는 브라운의 아내에 대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사랑은 저런 거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브라운이 발굴을 그만하려고 쉽게 포기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 왔을 때 서로 말다툼을 했지만 마지막에 그의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그건 몰라요. 현장에 끝까지 남아야 기억될 가능성이라고 있지요. 발굴은 과거나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했잖아요. 후대에 그들의 뿌리를 알려주는 일이니까. 후대와 선대를 잇는 일이라고 입이 닳도록 얘기하지 않았어요? 온 나라가 전쟁 준비로 바쁜데 왜 당신들은 흙에서 뒹구는데요? 다 의미가 있어서잖아요. 곧 시작될 전쟁보다 더 길이 남을 일이니까요"

 

또한 이디스와 브라운의 우정, 발굴에 참여했다가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게 되는 여성 고고학자 페기(릴리 제임스)와 발굴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곧 전쟁에 임하게 되는 로리(조니 플린), 엄마 이디스가 곧 죽을 것이란 것을 알지만 무엇도 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소년 로버트 등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하게 가슴에 여운이 남는다. 특히 페기와 로리의 사랑은 다시금 생각을 돌아보게 한다. 현실에 안주한 사랑이 아닌 진정한 나를 찾는 사랑. 페기의 남편은 사실 게이(gay)였고, 페기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난 것이다.

로리가 찍은 사진을 보며 페기가 울먹일 때 이디스가 다가와서 페기에게 한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디스 자신에게 하고싶은 말을 젊은 페기에게도 전한 것 같다. 이 말은 들은 페기는 바로 게이인 현재의 그의 남편과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로리에게 가기로 마음 먹는다.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일을 하시지만 그거로는 부족해요. 인생은 덧없이 흘러요. 그렇더군요. 붙잡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이 말은 사랑뿐만 아니라 인생 살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맞는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퍼서 죽어가는 엄마를 보며 이디스의 아들 로버트가 한 말도 뭉클하다.

"어머니 아프신 거 알아요. 근데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왜 아무것도 못하죠? 낫게 해드려야 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다들 저더러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고 했는데 실패했어요. 실패했다고요."

그 때 브라운이 이렇게 말한다.

"로버트, 모두 실패한단다. 매일 실패하지.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 있거든. 아무리 노력해도 말이야. 듣고 싶은 말은 아니겠지. 너가 강하다는 걸 어머니에게 보여드릴 수 있지? 자. 이만 집으로 돌아가자."   

프리티는 대영 박물관으로 보내는 조건으로 브라운의 업적을 인정해 달라고 한다. 서턴 후의 부장품은 2차 세계대전동안 런던의 지하철역에 숨겨져 안전하게 보관되었다가, 이디스가 세상을 떠나고 죽은지 9년 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배질 브라운의 이름은 당시 언급되지 않았다. 배질이 고고학계에 크게 이바지했음은 최근에서야 이전되었다. 오늘날에는 대영 박물관 전시관에 배질과 이디스의 이름이 나란히 쓰여 있다.

"쇼생크 탈출" 이후로 많은 감동적인 영화가 많았지만.. 이 영화도 그 대열에 한 몫낀다. 역시 좋은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명작이다. 믿고 보는 배우와 멋진 자연과 풍경의 영상미, 잔잔한 배경 음악, 거기에 감동적인 스토리까지.. 

참고로, 스타워즈 감독 조지 루카스가 설립했던 1995년 루카스 아츠에서 만든 고전 SF 게임 '더 디그 (The Dig)' 하고 제목이 동일하다. 둘 다 삽으로 뭔가를 끊임없이 파는 내용이다. 이 게임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했을 정도로 스토리와 세계관이 유명한 게임인데, 공교롭게도 게임 제목과 영화 제목이 같아서 나로서는 영화건 게임이건 리뷰하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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