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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이코, 플레이스테이션, PlayStation

FlightSim 2020. 1.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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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 Castle in the Mist ...

 

플레이스테이션 이라는 콘솔을 1997년 처음 접하고 (그것도 용산 전자상가에서 CPU 크랙하고, 게임기 가격 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환불하기 정말 어려웠던 시절 ㅎㅎㅎ)

 

그 당시 2002년 한국에서 발매되었던 힐링게임의 최고봉이었던 이코(ICO)라는 게임을 하면서 동화와 같은 파스텔 분위기와 몽환적 느낌, 심금을 울리는 음악과, 대화가 전혀 없던 이 게임의 엔딩을 보고 가슴이 울컥했던 추억이 난다. 그 이후 시리즈로 이코의 프리퀄이라고도 할 수 있는 2편인 "완다와 거상", 그리고 이코의 3편이라고 할 수 있는 "더 라스트 가디언".. 정말 명작이 아닐 수 없다. 그 당시 게임을 하고 난 후 감동에 젖어 눈가에 이슬이 맺혔던 게임 중에 하나였다.

 

게임이 이렇게 감동을 주고, 힐링을 주고,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동화 같다는 게 너무 맘에 들었다.. 요즘 MMORG 게임들은 스토리도 없고, 마구잡이로 막노동에 가까운 시간을 투여하여 레벨만 업하고, 아이템 획득하는 무의미한 시간 때우기를 벗어나 진정 스토리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게임을 시간이 나서 오랜만에 다시 해 본다.

 

플스 에뮬이 인터넷에 많이 나와서 PC에서도 무료로 즐길 수가 있어서, 그때의 향수를 되짚어 본다. 엔딩도 2가지 버전이 있어서 언제나 똑같은 감동이 밀려온다.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연식이 되시는 분?)은 이미 다 알 테고, 요즘 젊은 세대들도 이 게임을 한번 해본다면, 요즘 힐링게임의 최고라고 할 수 있는 "To The Moon", "A Birt Stroy", "Journey", "Gris", "Rime", "Flower"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이다. 그것도 2001년에 이 정도 수준의 퀄러티와 완성도와 최적화를 했다는 것이 대단하기만 하다. 단, 요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플스도 일제라는 것 때문에 꺼려지기 하지만, 20~30년 전에 사놓았던 플스 1,2를 아직도 가지고 있으면서 플레이해 본다.

 

 

풍차 비슷한 커다란 건물 밑으로 달려가는 두 개의 작은 그림자와 "ICO"라는 타이틀명이 전부.. 단지 몇 가지 색의 유화로만 그려진...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생각나는 듯한, 그로테스크한 그림을 보는 순간, 화려하다 못해 조잡하기까지 한 요즘 타이틀 들의 표지와는 너무나 다른 수수함, 기괴함, 거기서 흘러나오는 특별함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아"라는 Copy 문구... 약간 질이 떨어지는 듯한 그래픽이었지만, 신비스러운 푸른 숲의 배경과 그것을 가로질러 나타난 안갯속의 외딴 성의 모습.. 그리고 기묘한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코를 플레이하지 않고 플스 유저라는 말은 하지 말 것.

이코... 파이널 판타지 같은 환상적인 그래픽이나 방대한 세계관도 없다.

시끌벅적하게 흥분되거나 주옥같은 배경음도 없다.

화려한 무기나 갈수록 거대해지는 몬스터도 없다.

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게임이다.

 

발매 초기 요란하게 홍보를 하지도 않았고 마치 전설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발매가 중지되었을 무렵엔 이코를 어떻게든 구해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 당시 히트판이 발매되기에 이르렀다...

오프닝이 끝나고 흘러나오던 음악이.. 바로 이 "Castle In The Mist"였다.

애절하고 안타까운 느낌이 잔잔히 전해지는 이 음악은, 처음 이코를 플레이할 때는 그 진정한 의미를 잘 몰랐다. 또 이렇게 가슴속 깊이 자리 잡고 들을 때마다 떨리게 될 줄도.. 처음엔 몰랐다.

꽤 마음에 들었던 오프닝을 뒤로하고, 이제 첫 플레이 화면을 대면하는 순간 그때부터 당황하기 시작한다. 이코를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이나, 플레이스테이션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아 어드벤처를 처음 접해본 사람은 다 이해를 하겠지만..

 

 

이벤트 화면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성 한가운데 덩그러니 주인공 혼자만 남게 된다. 그게 바로 시작인 것이다. 뭘 어떻게 하라는 어드바이스나, 지시도 없다.

액션도, 체력 게이지도, 아이템도 없다. 설명도 없다. 화면에는 오직 넓은 성의 가운데 남은 이코 뿐이다. 게이머는 완전히 이코 자신이 되어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게이머 자신에게 달려있다. 이렇게 자유도가 높은 어드벤처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으랴?

게다가 이코의 체력은 남달라서 웬만한 높은 곳에서 떨어지지 않는 한 죽지도 않는다. 무기라고는 달랑 나무 막대기 하나, (물론 엔딩을 마치고, 2번째 플레이할 때는 스타워즈의 광선검처럼 검은 그림자들을 한 번에 물리칠 수 있다.)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방은 형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검댕뿐이다. 그러나 상당히 위협적이어서, 가슴이 철렁철렁하고 주인공의 여자친구(?) 요르다를 잡아갈 때는 등골이 오싹할 때가 많다. 머리와 손에서 땀이 날 정도이다.

 

요르다를 만나고 검은 숯검댕이 같은 검은 그림자를 물리칠 때까지 꽤 오래 헤맨 거 같다. 이코의 난이도가 중급 정도 임을 생각했을 때, 무척 헤맸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아무 설명이 없는걸 보고, 뭘 어쩌라고.. 하면서 허탈해졌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것저것 만져보고 해보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씩 퍼즐은 풀리고..요르다를 만나고.. 성에 비밀에 대해 알게 되고.. 재미는 점점 더해져서 한번 잡으면 몇 시간씩 놓을 수가 없었다. 밥도 그 앞에서 먹고, 잠을 자면 성을 헤매는 내 모습이 선하고.. 한마디로 폐인의 단계에 접어든다. 그 어떤 게임도 단시간에 이렇게까지 중독성이 강했던 적은 없었다.

 

이코를 플레이하는 데 있어 게이머의 자유도도 좋지만 그래픽 그 당시 콘솔 CPU의 성능을 감안해 볼 때 수려했다. 사실 이코의 그래픽은 요즘 나오는 게임들보다는 좀 딸리는 편이다. (당연한 얘기.. 요즘의 CPU와 그래픽 카드의 성능은 30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했으니까.)

그렇지만 시선의 자유도가 높다. 구석구석 성을 돌아다니다 보면, 높은 곳에서 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이라든가 숲의 풍경은, 플레이하면서도 몇 번씩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요소이다. 공포감이 들 정도로 신비스러운 텅 빈 성의 모습도 참으로 섬세하다. 구석구석 게이머를 위해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그리고 가장 맘에 드는 시스템은 바로 혼자가 아닌 (사랑을 함축적인 주인공 두 명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코의 손을 잡은 하얀 소녀가 바로 요르다인데, 이코는 그녀를 보호하며 그녀와 함께 성을 나가려 한다. 이런 게임 콘셉트에 맞게 이코와 요르다는 항상 손을 잡는다. 어쩌다가 떨어지게 되더라도 요르다를 부르면 요르다는 이코에게 달려와서 손을 잡곤 한다. 요르다가 손을 잡을 때는 그 떨림마저 진동으로 느껴지는데, 이 느낌이 또 참 좋다. 리얼함이랄까.. "함께 있다"라는 절실함, 그리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든다. 백치에 가까운 요르다의 모습이 가끔 답답하기도 하고, 이코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그녀가 없는 이코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요르다와 이코는 뗄 수 없는 하나이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처음엔 귀찮지만, 나중에는 요르다의 손을 잡지 않거나 요르다가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질 정도이니까...

 

거의 게임 내내 폐인처럼 지내는 동안, 가끔 인터넷에 나온 공략의 도움을 받고, 드디어 나는 엔딩을 볼 수 있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제서야 비로소 그 녀석이 그렇게까지 이코 song을 불렀던 이유를 깨달았다.

엔딩 동안 흘러나오던 음악은 또 왜 그리 구슬픈지. 사람 마음을 미어지게 만드는지. 게임을 끝내고 울었다는 사람들, 정말 이해 안 가는 매니아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그 정말 이해 안 가는 매니아의 대열에 합류했던 것이었다.

이코의 엔딩을 본 후 바로 이코를 봉인(?) 해 버렸다. 지우고 싶었다. 언제든 머릿속에서 빨리 지우고, 처음 이코를 플레이할 때의 막막함을 느끼며, 몇 시간씩 헤매며, 몇 년 후라도 좋으니까 백지의 상태로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벌써 몇십 년이 넘었지만 인간의 기억력은 지나치게 좋아서 아직까지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고.. 또 이코는 인상이 깊었던 만큼.. 쉽게 잊히지 않을 거라는걸..

 

이코의 음악은 들을 때마다 그 장면 장면이 떠올라서, 가슴이 뛰곤 한다. 마음이 아득해지고. 나는 다시 어린 꼬마 아이가 되어, 아무것도 없는 을씨년스럽고 신비스러운 성을 뛰어다니는.. 그리고 어쩌면 영원히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은 섬뜩함을 느끼며..

 

 

언제인지 모르는 시대의 어디에서인지 모르는 장소의 이야기....

이코의 스토리라인은 단순하다. 뿔이 난 이코는 마을의 관습대로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성에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 성안의 어느 캡슐에 갇힌 이코는 작은 흔들림으로 인해 그 안에서 나올 수 있게 되고 성안을 배회하다 새장처럼 생긴 Cage 우리 안에 갇힌 소녀를 만나게 된다.

가까스로 우리 안에 갇힌 소녀를 꺼냈지만 검은 그림자들이 소녀를 어둠 속으로 끌고 가려 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소녀를 구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그 소녀를 위해 손을 꼭 잡고 뛰기 시작한다.....

 

배경음은 없다... 둘의 외침만이 있다...

이코의 시작과 끝을 제외하고는 배경음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단지 바람소리 새소리 물 흐르는 소리 기계 소리 그리고 두 주인공이 서로 부르는 소리뿐이다. 음악이 없기에 난 더 이코라는 주인공에 몰입할 수 있었고, 서로 부르는 소리가 더욱 간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자칫 음산해질 수 있는 바다 한가운데의 성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표현한 것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할 수 있다.

자신은 탈출할 수 있었지만 벌어지는 다리 건너편으로 멀어지는 요르다를 향해 뛰어가는 이코의 모습.... 쓰러져있는 이코를 배에 태워 보내고 무너지는 성안에 홀로 남은 요르다...이것이 사랑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칫 남녀의 역할이 이런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남녀의 역할은 중요치가 않다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희생할 줄 알고 상대를 믿고 서로 의지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 아닌가 생각한다.

 

엔딩은 2가지. 처음 보는 일반 엔딩은 배에서 이코가 요르다를 주우러 가는 것. 이걸로 데이터 세이브하고 다시 플레이(이어서 하기) 하면 2번째 엔딩은 수박 엔딩.

수박 엔딩은 이코가 배에서 깨어난 오른쪽으로 수박밭이 있어 수박 들고 요르다에게 가면 혼자 수박을 깨서 먹는 엔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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