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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스칼렛 요한슨, SF, 성 정체성

FlightSim 2020. 6. 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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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좋아하다 보니, 대충 포스터만 보고 영화를 한 편 봤다.

사전 정보 없이 바로 봤는데...난해하다.

 

SF이긴 맞긴 한데,, 대단히 화려한 그래픽이나 스토리가 있는건 아니고, 무슨 독립영화 비슷하다. 근데 여러번 보다보니 이 영화를 무슨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하는지를 알 것 같다. 또한 스칼렛 요한슨의 나체의 모습 또한 놀라웠다. 19금 영화인것 같다.

다 보고 영화 감삼평이나 해석 등을 찾아보니 역시나 예술영화에 가까운 SF영화 였다.

스칼렛 요한슨이 좋은 이유는 육체파에 연기력과 표정..내면 심리를 대사 없이 표현하는 능력이 대단히 좋다. 공각기동대 등 액션으로도 유명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대사가 거의 없는 표정과 심리 묘사가 일품이다. 호불호가 갈려서 이런 쟝르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영화 감상 후에 많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아래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영화를 다 본후에 읽으면 좋겠다.

<언더 더 스킨>의 내용은 줄거리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로라 (스칼렛 요한슨)는 외계인이다. 식량이 떨어진 외계인이 지구인을 식량으로 섭취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에서는 그 어떤 배경 설명도 없다. 영화의 시작은 같은 외계인 협력자인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납치해온 여성의 옷가지를 로라가 취한다.

아름다운 지구 여자로 변신한 로라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길거리 남성에서 길을 묻기도 하고, 혼자 사는지 물어보고 같은 방향이면 타라고 하며 남자들을 사냥(?) 한다.

그녀는 지구인의 육체를 갈취하기 위한 '미끼'이다. 혼자사는 남성이 조수석에 앉게 되면 로라는 미모와 육감적인 몸매로 남성과의 대화를 유도하고, 유혹하여 결국 남자는 섹스에 눈이 멀어 외계인에게 몸이 잠식 당하는 줄도 모르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 죽게된다.

그녀는 아름다운 검은색 머리카라과 붉고 도톰한 입술과 풍만한 육체로 남자들을 유혹하고, 마침내 유혹에 넘어간 남자들을 심연의 '저장고'에 빠뜨린다. 물과 같은 액체로 가득찬 심연의 저장고에서 남자들의 육체는 서서히 피부와 박리되어 마치 공기 빠진 풍선처럼 피부만을 남겨둔 채 내부의 것들이 골고루 뒤섞여 외계로 운반된다. 로라는 남성을 섭취하는게 아니라 흡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로라는 차를 몰며 남성을 유혹한다.

 

그렇게 숱한 남성을 유혹하던 중 한센병인지 외모변형병인지 얼굴이 일그러진 26살의 청년을 만나게 되어 대화를 나눈다. 청년은 외모로 인해 사람의 눈길을 두려워 하고, 왕따 당하고, 무시당해서 당연히 여자 경험도 없지만, 사람의 손길을 갈구한다. 그런 청년에게 로라는 경멸이 아니 진심으로 온정을 베푼다. 결국 청년은 로라에게 진심으로 반하게 되고 로라의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로라는 청년을 흡수하지 않았다. 아마도 섹스만을 원한게 아니라 로라에게 진정한 마음을 준 첫번째 남자이기 때문인것 같다.

그렇게 '미끼'의 역할에 충실한 그녀가 어느 날 얼굴이 흉직한 어느 청년을 만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얼굴과 목덜미를 어루만지는 그 청년의 손길에서 그녀는 '미끼'가 아닌 또 다른 무엇인가로 자신을 느낀다. 그 후 그녀는 '미끼'로서의 유혹의 몸짓이 아닌 남자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남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그들의 친절을 받아들이고, 먹고 걷는 등의 일상의 작은 것들을 남자들과 함께 한다. 그러나 이러한 그녀의 행위는 '미끼'의 역할에서 벗어난 것이므로 같은 동료 외계인인 감시자(포주?)의 위협을 불러온다.

영화 전반부에는 잡음인가 싶은 기계음이 깔려있다. 그것은 스칼렛 요한슨이 세상을 '외계'로 감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녀에게 사람들의 목소리는 낮고 불규칙한 기계음과 같이 어렴풋하게 들린다. 그녀는 다만 기계적으로 남자들에게 미소를 지어주고 몇 마디 말을 걸 뿐인데, 남자들은 아름다운 그녀의 미소와 말 몇 마디에 욕정을 느낀다.

사람들은 작은 말 한 마디에 흔들린다. 그녀가 남자들에게 건넨 말들은 소소하다. 미소가 아름답다느니, 조금 전에 보았다느니, 외롭지 않느냐 느니. 그런데 그 말을 하는 그녀의 '피부'가 '미끼'를 위한 것인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에 따라 그녀와 남자들의 관계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스칼렛 요한슨은 자신의 육체를 거울에 비추며 유심히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육체를 연민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자신의 육체를 연민하는 남자에게 비로서 연민을 느낀다. 물론 그녀가 변화했다고 해서 남자들이 모두 그 변화에 조응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를 겁탈하려했고 불질렀던 숲 속의 남자가 있다고 해도, 그녀의 '피부'에 연민으로 대했던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부정되지 않는다.

자기 신체의 변화를 느낀 로라는 지구인이 먹는 음식에 도전하지만 실패하고, 자기 정체성을 잃은 사람처럼 여기저기 정처없이 떠 돌아 다닌다. 그러다가 버스정류장에 있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로라의 행동과 복장에 이상함을 느낀 남자는 진정으로 로라를 돕게 되고, 로라는 기쁨, 슬픔 같은 인간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결국 남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몸을 섞으려 하지만, 인간 여성의 성기가 없는 로라는 두려움으로 놀라 남자를 거부하고 충격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다음날 집을 뛰쳐나온 로라는 산길을 걷다고 벌목 노동자를 만나게 되고, 남자는 돌변해 로라를 강간하려 하지만, 상처를 입은 로라는 인간의 가죽이 찢기게 되고, 이에 놀란 남자는 도망가는 줄 알았는데, 트럭에서 휘발유를 가지고 와서 로라의 몸에 부은 후 불태워 죽게 만드는 걸로 영화는 끝이 난다.

그녀는 벗겨진 자신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싸안으며 불길에 휩싸인다. 그녀의 시선으로부터 하늘에서 쏟아지며 날리는 검은 눈발을 비추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약간 허무한것 같이 영화가 끝이난다. 첨 봤을 때 이게 모야 했는데,,몇번 보니까 숨은 행간의 의미를 느낄 수가 있었다. (Read between the lines)

 

스칼렛 요한슨의 변화가 매우 섬세하게 묘사되며, 스칼렛 요한슨은 그 변화를 섬세하게 연기한다. 그러나 이 변화는 스칼렛 요한슨의 변화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녀가 기계적으로 유혹의 대사를 건냈을 때의 남자들 또한 그 유혹에 반응할 뿐이다. 그녀가 소통을 원하는 순간 남자들 또한 그녀에게 연민을 느낀다. 욕망의 대상에서 연민의 소통으로 나아가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다. 욕망과 사랑의 질적인 차이는 누가 누구의 정념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연민으로 서로를 바라봄에 있는 것인다.

아름다운 로라의 외모와 이면의 흉측한 외계인을 대하는 우리들은 보여지는 형식인 껍질, skin 에만 관심을 두고, 내면을 보지 못한다는 얘기다.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자는게 이 영화의 메세지인것 같다.

‘성’, 나아가 ‘자아정체성’에 대한 내용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로라가 외계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 여성’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갖게 된 후 남성과 로라의 관계는 완전히 역전된다. 외계인 로라는 ‘인간 여성’이라는 껍데기를 쓰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 영화 속에서 읽은 여성이라는 젠더는 참 아이러니하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여성의 몸은 무기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연약함을 가진 몸이 되기도 한다. 친절한 남성의 여성에 대한 따뜻함은 로맨틱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로라가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완성하게 만들어 그녀를 연약한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로라는 인간 여성의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실은 '인간 여성’으로 정의될 수 없는 존재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단순히 남성 또는 여성으로 정의될 수 없는 존재다.

여성, 남성, 누군가의 딸 혹은 아들, 누군가의 엄마나 아빠, 취준생, 대학생, 등등

이 수많은 모든 것들이 우리를 제약하는 타이틀이며 아이덴티티의 일부같겠지만, 사실은 어느 하나도 정의할 수는 없다. 우리 모두는 아직까지도 미지의 존재이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선택의 순간 순간 당신은 스스로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사회와 타인들은 나를 낙인찍으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타이틀에 끼워맞출 필요가 없다. 어떤 역할을 습득하고 사회화되는 것이 우리를 약하게 만든다. 아무도 자기 자신을 정의할 수 없고, 그 자체 외 그 어떤 타이틀도 자기 자신을 설명할 수 없다. 어떤 가치를 선택하고 행동을 취하는 것은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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