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눈이 덮인 험한 들판을 달리느라 숨이 가쁜 우리의 먼 조상은 해가 뉘엿하게 기울자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보금자리 동굴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일진이 좋지 않아 사냥감도 찾지 못하고 채집한 과일도 땅에 떨어진 지 한참인지 상한 것 같습니다. 습기 차 눅눅한 동굴의 문간에 앉아 사냥으로 피곤한 몸을 누이고 타오르는 모닥불의 희미한 열기에 손가락 뼛속 깊이 스며든 냉기를 녹이는 먼 옛날의 선조를 상상해 봅니다. 별다른 생각 없이 고개를 들어 내일의 날씨를 점쳐 보려 합니다. 내일도 들판을 뛰며 창을 휘두르려면 함박눈이 더 이상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원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즈음 약탈이 심한 호모사피엔스들이 자신의 동굴을 찾지 못하도록 동굴 입구를 위장하고 사냥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