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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 (刹那), 입자, 쿼크, 표준모형, 질량

FlightSim 2020. 1. 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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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에 관심을 가지고 나서 서로 얽혀 있는 양자(Quantum, 양자, 量子)도 공부하면서 발견한 책이다. 양자 역학에 빠지게 되면서 양자역학과 관련되 책을 찾아 보면서 읽게 된 책이었다.

 

찰나 (刹那)

 

2012년 7월. 스위스의 LHC의 충돌포인트에서는 우주 탄생의 찰나의 빛이 재현되고 있었습니다. 가속 루프 링에서 빛의 속도로 가속된 두 뭉치의 입자가 정면충돌하면서 발생한 차마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할 빛을 번뜩이며 막대한 에너지가 수많은 입자들을 토해 냅니다. 우리 우주는 어째서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선문답에 대한 실마리를 부여잡기 위해 '아틀라스' 입자검출기는 빛의 토사물을 휘적여 뒤섞여 있는 구슬을 찾는 데 혈안이 되었습니다. 아틀라스가 발견한 건 힉스 입자가 126 기가전자볼트의 질량을 가진다는 사실… 전세계의 이론 물리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쾌재를 불렀습니다.

 

입자가속실험을 둘러싼 새로운 입자 발견의 역사는 '셜록'처럼 범죄현장의 단서를 찾듯이 자연이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게임으로 비추어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입자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부분의 일반 대중은 글루온, 뮤온, 메손 등 소립자에 대한 명칭만 등장해도 이해 여부를 고사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앞서 짧게 언급하였듯이, 입자를 찾기 위해 수많은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뼈와 살을 깎고 있지만, 일반 대중은 이들의 생고생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주 작은 입자가 날아다니는 세계를 다루는 입자물리학은 우리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죠. 소립자의 세계는 적절한 도구를 갖추지 못한 관찰자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얼굴을 보일 뿐입니다. 전문가들의 설명은 궁핍하고 난해합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에게 소립자의 세계와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일은 신기하고 낮선 소립자를 발견하는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피땀흘려 낸 세금이 입자 사냥에 사용되고 있기도 하거니와 고등학교 물리학 교과서가 양자역학과 입자론을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 권리를 찾을 수 있고 1900년 이후 뉴튼 물리학의 한계를 넘어선지 115년이 지난 오늘날 물리학의 현위치를 확인하려는 일반 대중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입자물리학은 물질의 가장 작은 구성요소를 연구하면서 물질의 근원을 찾는 '기본과학'의 한 분야입니다. 또한 우주론의 토대를 이루는 우주 생성의 비밀을 입자의 궤적을 통해 캐고 있습니다. 과학철학적 관점에서도 입자의 연구는 물리학의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과학계에서 특정 이론과 실험의 기여도를 가늠하는 스톡홀름의 노벨상 위원회도 입자 연구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 이후 물리학 연구에 대한 노벨상 수상이 대부분 입자 연구에 편향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죠. 과학자로서의 최고 영예인 노벨상이 입자 물리에 편중되어 있다는 편애의 결과는 그리 우아하지 않습니다. 특정 목적에 구애받지 않는 이 분야가 국가간의 명예를 건 전쟁이 되도록 부추키게 되었기 때문이죠. 노벨상을 받기 위해 입자물리를 지원한다는 주객전도의 과학지원 정책이 발표되기도 하죠. 선진 각국의 입자물리학 연구 시설은 엄청난 규모로 자라고 있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우리의 일상에 대한 적용은 아직 요원하다는 몰이해때문에 입자물리는 언제나 대중의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힘듭니다.

 

극소의 끝과 근원은 아직 아무에게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연구자들이 입자가속기를 사용하여 기본입자의 세계를 더욱 깊숙히 들여다 보아도 보다 더 작은 물질의 구조가 나타납니다. 물질의 기본 성분을 곧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던 물리학자들은 열어도 열어도 또다시 뚜껑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아무리 연구해도 보다 작은 구조가 발견될 거라는 니힐리즘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연하나마 희망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언젠가는 기본의 기본, 즉 물질의 궁극적인 기본 구조 혹은 구성 인자를 발견할 수 있다는…

 

실험물리학 분야에서의 진보는 언제나 측정의 정밀도와 해상도를 구현하는 방법론의 혁신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 왔습니다. 물질과 힘을 구성하는 근원본질을 찾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입자가속기와 검출기를 동원하여 입자끼리의 충돌로 발생하는 찰나의 눈부신 빛으로 생산되는 새로운 입자 혹은 전자기 복사의 형태로 도출되는 상호작용의 부산물을 얻어 분석 도구로 사용합니다. 생물학자의 현미경이 가시광선의 빛을 사용하여 대상물을 관찰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듯이, 가속기particle accelerator는 전자, 양성자, 중이온 등의 입자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충돌부산물을 탐침으로 사용하여 삼라만상의 근원본질을 찾는 입자물리학자의 유용한 도구인 셈입니다. 새로운 입자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대상 입자가 점점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보다 거대하고 강력한 가속기를 고안해 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더우기 이론물리학의 발전과 더불어 가속기 구축의 테크놀로지적인 진보가 쉬지않고 이루어져 서로 시너지를 일으킨 사실도 고무적입니다. 반양성자 빔의 확률적 냉각 방법stochastic cooling, 초전도 펄스 이중자dipole magnets의 개발 등등 이름만 들어선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과 개념을 도입하면서 기발하고 참신한 가속기와 검출기가 계속적으로 쉬지않고 개발되어 왔죠. 입자를 가속하고 검출하는 테크놀로지와 테크네techne는 전반적인 과학계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수많은 응용 분야들과의 정보 교환과 융합을 통해 성장해 왔습니다. 가속기와 검출기의 테크놀로지는 물리학에 한정되지 않고 물성물리학, 초전도, 신소재 개발, 핵물리학 연구, 핵의학, 우주선 측정, 지리학 연구 등 과학 전반에 확장되고 있습니다. 가히 '가속기학'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전방위 응용 분야로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그러나 가속기/검출기의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나 가속기 디자인 전문가들을 위한 기술 서적 등의 텍스트는 넘쳐 나지만 일반 과학 대중을 위한 글은 찾아 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개발과정에서 부산물로 쏟아져 나온 가속기의 테크놀로지는 도로를 질주하며 인간에게 이동의 편의를 제공하는 자동차의 테크놀로지와 마찬가지로 어디에나 존재하는 편재적 테크놀로지임에도 불구하고 가속기와 검출기의 얼개와 작용의 이해에는 난해한 입자물리학과 양자역학의 기본적인 이해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얼마전 거의 충동적으로 떠난 스위스 여행을 하던 중 좋은 기회를 얻어 CERN의 아틀라스 검출기를 견학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알기 쉬운 방식으로 견학자들의 이해를 돕는 투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물리학 전공이 아닌 전문적인 사전 지식을 갖추지 않은 일반 독자도 입자가속기의 얼개와 발전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졸저 '얽힘'과 '서로-끌림'을 통해 양자역학의 기본 얼개를 설명하면서 이론물리학의 다양한 개념들이 실험물리학에서 어떻게 실제적으로 검증되고 다시금 이론물리학에 피드백을 전달한 경위와 역사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통감하고, 입자가속기의 이야기가 이 결핍을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이 글은 CERN의 강입자 충돌형 가속기LHC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오늘날의 입자물리학의 화두와 문제점을 수학적 내용을 쏙 뺀 채로 짚고 나서 초기 가속기와 검출기가 어떻게 오늘날의 거대한 정밀 기계로 진화할 수 있었는가를 설명합니다. 외관상으로는 2012년 여름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뜨거웠던 과학계의 열병의 신열이 이제는 어느정도 가라앉은 듯 합니다. 하지만 신열의 불꽃은 아직 잡히기는 커녕 또다른 집으로 옮아가 초가삼간을 홀랑 태울 기세입니다.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오늘날의 입자물리학은 또다른 질문에 전혀 새로운 설명을 이야기해야하는 도전에 맞닥뜨리고 있기 때문이죠. 힉스 발견으로부터 두 해가 흐른 2014년 여름을 즈음하여 새로운 이론 혹은 궤변으로 무장하여 우주를 설명하려는 물리학자들의 백일몽을 소개하려 합니다. 입자가속기의 길다란 터널에서 번쩍이는 찰나의 빛으로 열리는 우주 탄생 비밀의 문을 두드려 볼까요?

 

 

목차

 

_들어가며/CERN 데이터 분석가의 일상

_찰나의 빛/토사물

_스위스/제네바/2014년 5월 27일/오전 8시 30분

_대칭/완벽/핑크빛스커트/34 _빛/전자기장/기본힘

_프로메테우스/근원본질/원자론

_맥스웰/전자기장의 속도/42 _에테르/질량

_아인슈타인/중력질량/정지질량

_양자론/등가원리/우주배경복사/탄생과 진화

_전약력통합/와인버그_살람/힉스

_표준모형/힘의 통일/70 _초대칭성/대칭성

_게이지대칭성/인본적메타원리

_자발적대칭성붕괴/상태전이/얼음

_힉스론/초전도/자발

_질량부여/유카와결합정수

_힉스입자?/힉스장/두드림

_힉스론/스핀제로/설명이론

_거대현미경/보는방법

_입자빔/1911년/러더퍼드/가속기

_충돌형가속기/입자생산/우주초기재현

_제멋대로공장/궁극기계

_도박/축적링/동기형장치/싱크로트론/광도

_계층문제/미세조정/십경/질량보정

_쿼크/글루온

_전자기상호작용/약한상호작용/초전도진공

_초대칭성Supersymmetry/초대칭입자

_암흑물질/암흑에너지/여분차원/확산

_힉스발견

_통일내러티브/끈이론/M-이론

_충돌가속기/충돌부산물/족보

_입자검출기/개괄

_신틸레이션카운터

_체렌코프카운터

_거품상자

_전자기캘로리미터/강입자캘로리미터

_거인의이름/아틀라스

_아틀라스/내부 입자 궤적 검출기

_아틀라스/캘로리미터

_아틀라스/뮤온스펙트로미터

_가문/족보/강입자/렙톤

_1983년/테바트론/1TeV

_CERN/LHC

_입자검출/아틀라스/CMS/앨리스/그리드

_1940년대/싱크로트론Synchrotron

_1950-60년대/베바트론Bevatron/양성자싱크로트론PS

_가능한한 촘촘하게 배치할 것/브렘스트라룽bremstrahlung

_1953년/정면충돌/비더뢰/오닐/1972년/스피어SPEAR

_확률적냉각/무작위에너지확산조정

_1976년/가속기에서 W_Z 찾기/수퍼양성자싱크로트론

_양자색역학/1981년/UA1/UA2

_대통일이론GUT/초쌍입자

_1983년/테바트론Tevatron

_1989년 8월/대형전자-양전자충돌기LEP

_SSC/중도하차/실패

_충돌데이터분석/노동집약

_만물이론/거의완벽한대칭성

_초전도/조금더자세히/1964년/피터힉스

_W_Z_와인버그/글래쇼/살람/전약력/절반의 성공/끈이론/수지

_중력문제포용/디모풀로스/통일장이론

_대형강입자충돌기

 

저자

과학자/공학자 > 건축가/건축공학자

저자 조현일은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 주립대학 건축대학원에서 건축디자인과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양자해석, 과학철학, 뇌과학, 입자론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코다; 건축철학에세이’, ‘아이젠만_텍스트’, ‘얽힘; 양자론과 양자해석’, ‘서로_끌림; 중력의 불가사의와 블랙홀, 그리고 통일이론’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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